Our Asexual Love Story

The world needs more asexual love stories, because the first asexual love story we ever saw was our own. From a disastrous first date to a life-threatening car crash, learn how our chance encounter online ended up fulfilling a mysterious fortune and lead to our happily ever af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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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트니: 안녕하세요! 저는 코트니이고 로이스랑 같이 있어요. 우리는 결혼 7년차인 The Ace Couple입니다. 아시다시피 무성애자는 연애할 때 다른 사람들과는 조금 다른 어려움이 있는데요. 우린 무성애자고 결혼해서 잘 살고 있다고 하면 처음 많이 물어보는 질문이 “어떻게 처음 만나셨어요?” 예요. 지금 생활이 행복하니까 과거가 미화됐을 수도 있지만 제 생각에 우리 사랑 이야기는 평생 기억날 만한 예쁜 이야기에요. 오늘 그 이야기를 들려 드리려 해요. 한마디로는 “온라인으로 만났어요” 지만 오늘 소개할 이야기는 한 문장으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흥미로운 이야기예요. 어쨌든 그 첫 시작은 온라인입니다.

로이스: 그때 코트니는 소개팅 사이트가 처음이었어요. 친한 친구가 엄청 권유해서 가입했었죠. 반면 저는 그때 소개팅 사이트를 몇 년 썼었어요. 군중 속에서 자연스럽게 만남을 추구하는 걸 원하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대학이나 친구 무리처럼 같은 공간에 있게 될 때를 빼고는 사람을 만나러 나가지 않아서, 그럴 때 빼곤 소개팅 사이트가 짝을 찾는 유일한 창구였어요. 주로 OK큐피드를 썼죠. 최근에 들어가서 잠시 보니까 많이 바뀌었더라고요.

코트니: 무성애자 친화적으로 변했다고 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농담조로] 여러분 세대는 우리 때보다 훨씬 연애하기 좋은 세상에 사는 거예요! [웃음] 농담에 대해 부연 설명 드리자면, 우리는 절대 원로 무성애자가 아니지만 그런 척 한 거예요. 인터넷에서 저흴 그렇게 몇 번 부르더라고요. 젊은 세대들이요. 무성애자들이 좀...

로이스: 어리단 뜻이지?

코트니: 어리고 또 본받을 만한 무성애자들을 찾고 싶어해요. 저보다 젊은 사람도 많겠지만 [웃음] 원로는 전혀 아니에요. 또 결혼한 후 7년 동안 많은 것이 바뀌었긴 하지만요.

로이스: 무성애 친화적으로 프로필을 만들 수 있게 됐어요. 우리가 만났을 땐 프로필 만드는 페이지가 이성애 편향적이었지만요. 무성애자인지 알아보게끔 쓰기엔 프로필 만드는 기능이 너무 단순했어요. 어떤 사람인지는 자세한 자기소개를 보거나 서술형 질문에 답하는 글을 보아야 알 수 있었어요. 저는 제가 무성애자인 걸 프로필에 조금 쓰긴 했어요. 근데 확정적인 표현은 안 썼을 거예요. 몇 번 고치면서 ‘무성애자일 수도 있다’ ‘무성애 스펙트럼이다‘같이 썼을 거예요. ‘무성애‘와 ‘헤테로로맨틱 무성애’ 사이에서 고민하기도 했고요. 그땐 정의가 덜 명확했던 회색 무성애란 말을 썼을 수도 있고요.

코트니: 어떻게 썼는진 내가 알아. 내가 봤을 시점엔 확정적인 말이었어. 프로필엔 헤테로로맨틱 에이섹슈얼이라고 쓰여 있었어요. 그래서 연락했던 거였죠. 미리 너무 많이 이야기하진 않을게요. 로이스는 온라인으로 여러 사람을 만났었는데 전 온라인으로 짝을 만나려 한 적이 없었어요. 저는 연애를 꽤 자주 했고 만남은 모두 현실에서 시작되었거든요. 오랫동안 온라인은 관심 밖이었어요. 그때 전 어른이 된 후 처음으로 오랜만에 애인이 없었어요. 그리고 최근에 꼭 맞는 친구를 새로 사귀었었죠.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였죠. 걔는 사람 만나는 걸 아주 좋아했어요. 온라인으로 친구도 만나고 남자친구도 사귀었죠. 전 그게 낯설었어요. 하지만 걔 집에 놀러가서 파티나 보드게임을 하면 항상 새로운 사람이 있었어요. 꽤 멋진 사람들이었죠. 그래서 한번은 “다 어디서 만난 사람들이야?” 하고 물었더니 대부분 온라인에서라더라고요. 걔도 OK큐피드를 주로 썼어서 저보고 “너도 꼭 써 봐!” 라고 했어요. 사실 저는 그때 연애할 마음이 없었어요. 방금 싱글이 되었고 그 삶을 즐기고 있었죠. 친구들한테 다 커밍아웃을 했었고요. 무성애자의 연애가 어떤 부분에서 어려운지도 알았죠. 그걸 겪고 싶지는 않았어요. 게다가 마음 맞는 친구도 새로 사귀었는걸요. 그땐 그 친구들이면 충분했어요. 뭘 더 바라지 않았죠. 하지만 그 친구는 “OK큐피드에서 친구만 찾고 있다고 올릴 수 있어! 소개팅이 주 서비스지만 친구도 찾을 수 있다고!” 하면서 노트북을 잡고 제 프로필을 만들어 주기 시작했어요. 저는 좋은 생각이 아니라고 생각했었지만요. 온라인으로 사람 만나는 게 너무 낯선 개념이었어요. IT 문맹이었다고나 할까요? 집에 인터넷도 없었고 전기도...

[웃음]

코트니: 없던 때도 있었어요. 온라인 만남이 썩 내키진 않았지만 어쨌든 걔가 프로필을 설정하고 질문에 답하고 사진을 올리는 데 도움을 줬어요. 그리고 오랫동안 잠잠했었죠. 로그인을 해서 둘러보진 않았지만 소개팅 사이트에서 젊은 여자는 항상 인기가 많게 마련이죠. [웃음] 저도 예외는 아니었어요. 저는 이성애자 남자들한텐 큰 관심 없었지만 그분들에게 메시지를 한가득 받았어요. 가끔 답장을 했죠. 대화는 실망스러웠지만요. 그래서 계속하고 싶지 않았어요. 하지만 아까 그 친구가 사이트를 돌아다니면서 가끔 프로필을 물어다 줬어요. 그때 전 사우스다코타 주에 살았어요. 한번은 걔가 캔자스 주에 사는 남자 프로필을 보냈어요.

[웃음]

코트니: 그걸 보고 제가 처음 한 말은 “왜 캔자스 사는 사람 걸 보내?” 였죠. 그 대답은 “어차피 애인 만나려는 거 아니잖아. 전국 곳곳에 친구가 있으면 곳곳에 여행 갔을 때 재워 달라고 할 수도 있고 좋지.” 였어요. [웃음] 그 친구는 이렇게 적극적이어서 좋았어요. 그 사람은 솔직히 좀 잘생겼었어요. 제 미적 기준이 항상 확고하진 않지만 그 사람 머리처럼 긴 머리를 좋아하는 건 확실했어요. 그래서 대화를 몇 마디 했죠. 저와 맞는 사람은 아니었어요. 이름을 물어봤더니 그림자라고 하더라고요. 저는 ‘그림자... 나도 블랙 좋아하니까. 좀... 특이한 사람인가 보다. 어떤 별명이든 괜찮아.“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그 사람이 “문신 때문에 친구들이 다 그림자라고 해요“라면서 양 어깨뼈 주변 사진을 보내는 거예요. 헤비메탈 하는 사람들이 할 만한 크고 굵은 문신이었어요. ‘그림자‘라고 돼 있었죠. 그냥 별명이었으면 괜찮았겠지만 그 별명을 커다랗게 몸에 새기는 사람과는 안 맞겠다고 생각했어요. 대화도 잘 이어지지 않고 금방 끝났죠. 제 기억에 그림자 씨 프로필을 보내 주면서 친구가 했던 말은 “네 남편이다.“였어요. 아마 머리 길이 때문이었을 거예요. 프로필의 다른 부분도 보고 한 말일 수도 있지만 일단 머리는 확실해요.

[웃음]

코트니: 지금도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어요. 그런데 한번은 뜬금없이 이런 생각이 드는 거예요. ‘심심한데 로그인해서 한번 둘러보자.’ 제 의지로 로그인한 건 처음이었어요. 그때 제일 처음 본 사진이 거짓말 아니고 로이스였어요. 캔자스에 살고 머리가 꽤 길었죠. 사진을 보고 ‘머리 멋지다.‘라고 생각했어요.

[웃음]

코트니: 그래서 클릭했고 다른 사진들을 보면서도 ‘머리 정말 근사하다.‘고 생각했어요. 이렇게 아름다운 머리카락을 보면서도 ‘캔자스에 살잖아. 메시지는 안 보낼 거야.’ 라고 생각했어요. 거기에 여행 갈 일이 없었으니까요. 그러면서 프로필을 읽기 시작했어요. 그 사이트의 대부분 남자들보다 훨씬 자세하고 신중하게 썼더라고요. 진심이 담긴 이야기를 읽어 내려갔어요. 하는 일이 즐겁다고 하더라고요. [농담조로] 사우스다코타 사람들은 다 일 싫어하는데 상상 속의 인물인가 싶었어요.

[웃음]

코트니: 바로 그 점이 멋있다고 생각했죠. 또 반려동물로 뱀들을 키운다더라고요. 저도 뱀을 좋아하는데, 아참 뱀‘들’이 아니라 한 마리였어요.

[웃음]

코트니: 지금은 두 마리예요. 그때는 한 마리였죠. 전에 사육사로 일했을 때 뱀이 최애 동물 중 하나였어요. 우린 공통점이 많단 걸 읽으면서 알았죠. 하지만 여전히 대화를 시도하려던 건 아니고 궁금해서 읽었어요. 스크롤을 내리다 보니 질문 중에 이런 게 있었어요. “공개해도 괜찮은 깊은 비밀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그 답은 “저는 헤테로로맨틱 무성애자입니다.“였어요. 그때 전 의자에서 넘어질 뻔했어요. 다른 무성애자를 본 적이 없었거든요. 이렇게 긴 머리의 사랑스러운 프로필을 가진 남자가 무성애자라니요!

코트니: 채팅하기 버튼을 그렇게 빨리 누른 건 인생 처음이었어요. 다른 사람 버튼은 누르지도 않았으니까요. 제가 먼저 연락한 건 로이스가 처음이었어요. 어떻게 될진 모르겠지만 일단 뱀 이름부터 물어보고 싶었어요. 실크햇이 있는지도 물어보고 싶었어요. 그 때 자기 엄청 빨리 답장했잖아. 그래서 대화를 하기 시작했어요. 시작한 지 얼마 안 돼서, 아마 한 시간 내, 그러니까 몇 분 만에 그 친구한테도 로이스 프로필을 전달했어요. “내 남편이야.“라고 보냈죠. 걔도 자기한테 당일이나 다음날 메시지 보냈었지?

로이스: 그랬죠. 그 사람도 갑자기 저한테 실크햇 있는지 물어보더라고요.

코트니: 그 때는 없었지?

로이스: 다른 모자 있는지도요.

[코트니 웃음]

코트니: 물어보라고 하지도 않았는데도요. 제가 이미 물어봤는지 몰랐던 거죠. [웃음] 걔는 내 취향이 실크햇이란 걸 아주 잘 알았어요. 그 첫날 이후 우리는 엄청 빨리 친해졌어요. 일할 때 빼고는 항상 대화를 했죠. 하루종일 이야기했어요. 그러다 보니 언제 어떻게 직접 만날지를 정해야 했어요. 영상통화도 하고 문자도 끊임없이 했지만 로이스는 캔자스에, 전 사우스다코타에 있었으니까요. 그러다 딱 좋은 기회가 왔어요. 전 그때 뱅킹 콜센터 부서장 역할을 그만두고 ‘기억의 소품’ 매장 중 한 곳에 관리자로 취직했어요.

코트니: 기념일 선물 가게라서 글씨도 새겨 주었는데 새기는 기술 교육이랑 관리직 교육을 받기 위해 네브래스카 주 오마하로 가야 했어요. 캔자스 시티와 사우스다코타 주 수 폴스의 딱 중간 지점이었죠. 그래서 로이스가 사는 곳과 더 가까워질 예정이었어요. 새 직장에 출근하기 전에 며칠 비는 날이 있어서 ‘로이스를 직접 만나 보자. 주말을 같이 보낸 후에 오마하로 가서 교육을 받는 거야.’ 하고 생각했어요. 함께 보낸 첫 주말은 완벽했어요. 하지만 만난 첫 날에는 [웃으며] 사고가 많았죠. 먼저 엄청 늦게 도착했어요. 로이스가 평생 잊지 않을 정도로 늦었어요.

[코트니 웃음]

로이스: 저는 항상 시간을 잘 지켰어요. 시간약속에 대해 좀 과도하게 의식해서 그런 것도 있는 것 같아요. 약속한 일정이 다가오면 시간 가는 거랑 약속시간 지키는 것만 생각나요. 가까운 공원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전 약간 일찍 와 있었어요. 익숙한 동네였거든요. 전화나 문자 같은 연락이 오기를 기다렸지만 소식이 없었어요. 전 공원을 서성이고 있었죠. 그런데 비바람이 불 것 같은 날씨로 바뀌더니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큰 공원을 가로질러 차로 다시 갔고 코트니에게 연락했어요. 그 때 자기 캔자스시티에서 완전 길 잃었었지?

코트니: [난처한 목소리로] 완전 미아였었지.

로이스: 직설적이지 않게 “길 찾는 거 도와줄까?” 라고 물어봤었어요. ‘지금 두 시간 기다렸고 나 비 맞았어.’ 보다는 “어느 방향으로 가면 되는지 알려 줄까?“라고요.

코트니: 그땐 전 스마트폰이 없어서 길 찾기가 어려웠어요. 혼자서 길 찾을 방법이 아예 없었죠. 수 폴스에서 고속도로만 따라가면 바로 캔자스로 갈 수 있었어요. 그래서 지도를 인쇄해 갈 생각을 하지 않았죠.

[웃음]

코트니: 그때는 두 번만 꺾으면 되니까 길 외워서 가자고 생각했어요. 그건 오판이었죠.

로이스: 코트니는 캔자스시티 광역 도시권 어딘가에 있었어요. 도시권 완전 반대편이었죠.

[코트니 웃음]

코트니: 기름까지 넣어야 해서 도착 시간이 더 늦어졌어요. 스마트폰으로 주유소를 찾을 수가 없으니까 일단 고속도로를 빠져나가자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빠져나가도 주유소가 없었어요. 표지판에는 오리건 시티라고 적혀 있었어요 ‘저기로 가면 주유소가 있을 거야.‘라고 생각했죠. 하지만 거기까지는 엄청 멀었어요. 좀 지나고 나니까 주유소 못 찾았는데 기름이 바닥날까 걱정됐어요. 결국 작은 마을을 찾긴 했어요. 한 어르신이 운영하는 주유소가 있었죠. 키우는 블러드하운드가 옆에서 졸고 있더라고요.

[웃음]

코트니: 그렇게 기름을 넣었어요. 정말 잊지 못할 경험이었지만 어쨌든 한번 잘못 꺾었더니 제대로 늦게 됐어요. ‘좁은 다리‘라는 표지 옆에 있는 좁은 다리를 찾긴 했지만 [혼란스러운 목소리] 여기가 어딘지 전혀 몰랐죠.

[웃음]

코트니: 엄청 애먹었어요.

로이스: “길 알려 줄까?“하고 물었더니 괜찮다더라고요. 그래서 비 내리는 공원에서 차 안에 있으면서

[코트니 부끄러운 웃음]

로이스: 말을 잠시 멈췄다가 말했죠. “길 안 알려줘도 괜찮아?”

코트니: 그렇게 말하면 나만 나쁜 사람 같잖아. 나는 자기가 공원 와 있는 줄 몰랐어. 제가 도착하거나 다 와 가면 나오라고 문자하려고 했어요. 공원 근처에 사는 걸 알아서 공원에서 기다릴 줄은 몰랐죠. 제 실수였지만...

코트니: 그땐 정말로 잘 찾아갈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주유소에 들러서 공원 가는 길을 물어봤죠. 한 분이 가르쳐 주셨어요. 주변 창틀엔 유리와 방범창이 보였고... 어쨌든 결국 길을 알아냈어요! 스마트폰이 있었으면 훨씬 나았을 텐데요. 내 기억엔 자기 결국엔 “비 와서 집에 가 있을게” 했었어. [웃음] “집에서 만나자. 주소 보내 줄게.” 라고 했었지.

로이스: 그 때 코트니도 도시 반대편까지 왔어요. 그땐 둘 다 제 집이 공원보다 가까웠었죠. 공원 산책할 날씨도 아니었고요.

코트니: 날씨 끝내줬어요.

[웃음]

코트니: 정신을 차리고 얼마나 오래 헤맸는지 깨달은 후로는 ‘진짜 어떡하지? 로이스가 싫어할 거야.‘란 생각이 들었어요. 우여곡절 끝에 로이스 집에 갔는데 로이스가 깜짝 선물로 실크햇을 쓰고 있었어요!

로이스: [장난스럽게] 코트니가 실크햇 얘기를 꽤 여러 번 했거든요.

[코트니 웃음]

코트니: 처음 만날 때 쓰려고 모자 살 줄은 꿈에도 생각 못 했어요. 완전 감동했었죠. 원래 약속했던 시간은 이미 한참 지나서 저녁시간이었어요. 이제 후속 사태 이야기를 할 타이밍이랍니다!

[웃음]

코트니: 그것도 같은 날에 있었던 일이에요.

로이스: 집에서 걸어갈 만한 거리에 치폴레(부리또 가게)가 있었어요. 간편하게 저녁 먹을 만한 곳이었죠. 들어갔는데 사람이 좀 많더라고요. 전 뭘 주문할지 알 만큼 자주 갔어서 메뉴 고민할 필요가 없었어요. 흔히 찾을 수 있는 브랜드였으니까요. 우린 들어갔고, 제가 줄 앞에 섰어요. 돌아보니 코트니가 정신을 못 차리고 있더라고요. 말소리가 잘 안 들렸지만 어떻게든 의사를 전달하려고 했어요. 주문도 하고요. 걱정도 됐어요.

[코트니 웃음]

로이스: 코트니가 직원 말을 못 알아들은 것 같았거든요. 결국 코트니도 고기 같은 부리또 주재료 정할 차례가 됐어요. 전 치폴레에 가 본 적이 없었어요. 그런 프랜차이즈는. 정말로. 처음이었어요! 줄이 서 있어서 재료를 너무 빨리 정해야 했어요. 저는 채식을 했고 채식 메뉴도 있었어요. 줄 따라서 워낙 빨리 앞으로 가야 해서 채소를 주문할 기회를 놓쳤어요.

[웃음]

코트니: 고기도 채소도 안 주문하니까 로이스도 좀 의아해했을 거예요. [웃음] 그러니까 내 쪽으로 몸을 돌리더니 “채소 없어도 괜찮아?” 했겠죠.

로이스: 그 좀 전에 채식 메뉴 있다는 걸 같이 확인한 뒤에 부리또 재료로 채소를 고를 거란 얘기를 했었거든요.

코트니: 직원이 뭐 물어봤을 때 내가 채소라고 했는지 기억나?

로이스: 치폴레 간 지 너무 오래 돼서 잘 모르겠어.

[웃음]

코트니: 소스 어떤 거

로이스: 하시겠냐고 물었었어. 거의 마지막 단계였거든. 그런데 아직 채소 주문을 못 했었어요. 그래서 “소스 어떤 거 하시겠어요?“라고 묻고 로이스가 채소 먹고 싶은 거 아니냐고 하길래 어리둥절해서 직원을 보고 [작은 소리로] “채소요.“라고 했죠. [부끄러운 듯 웃으면서] 로이스는 웃음을 꾹 참았어요. 직원이 이상한 사람이란 표정을 하더라고요. 우리는 돌아가서 줄을 다시 서서 주문을 했어요. 난처했죠.

로이스: 심지어 부리또가 아니라 부리또 볼이었어요. 채식 부리또 볼에 채소가 없으니까 직원이 하는 말이 [망설이는 목소리로] “밥에 어떤 소스 드릴까요?” 였어요. 부리또 소동이 끝나고 우린 로이스 집으로 돌아왔어요. 다사다난한 하루였죠! 하지만 로이스는 마음속으로는 분명 ‘이 사람이다.‘라고 생각했었다고 느꼈어요. 만남이 늦어진 것 빼고는 괜찮다고 생각했어요. 코트니가 식당에서 고생을 하긴 했지만 전 괜찮았으니까요.

코트니: 그때부터는 주말을 아주 즐겁게 보냈어요. 금방 친해졌죠. 저는 무성애자 여성으로서, 물론 우리는 얘기를 많이 했어서 로이스를 꽤 잘 알았지만, 머릿속 한켠에 걱정이 남아 있었어요. ‘첫날 밤을 같이할 때...

코트니: 로이스가 지금까지 거짓말을 한 거여서 갑자기 진도를 빼면 안 될 텐데.‘라는 걱정이었죠. 하지만 로이스는 매너가 엄청 좋았어요. 서로가 생각하는 선은 비슷했고 그걸 넘지 않았어요. 편안한 속도로 우리는 가까워졌어요. 그 주말에 저는 울기도 했어요. 소파에 둘이 앉아 있었는데 제가 울기 시작했죠. 로이스는 왜 우는지 물어봤어요. 저는 “참 행복해서.“라고 했어요. 그런데 로이스도 울더라고요. 그 때 저는 알았어요.

코트니: 이렇게 평생을 함께할 거란 걸요. 그 주말이 끝날 때쯤 저는 일생 최고의 순간이었다고 생각했어요. 우리는 바로 로이스 있는 동네에서 또 만날 약속을 잡기 시작했어요. 제가 가게 매니저여서 모두의 스케줄을 조정하는 위치였어요. 그래서 일부러 하루 10시간씩 연속으로 일하고 주말에 길게 로이스를 보러 남쪽으로 갈 수 있게 시간을 냈어요.

로이스: 하지만 그때 코트니는 조난당했죠.

코트니: 그 조난은 폭풍우 치는 공원과 치폴레와는 비교도 할 수 없었어요. 매우 늦은 밤이었어요. 하늘은 깜깜했죠. 문제는 10시 정도에 발생했어요. 이번엔 차분히 길 잘 따라가고 있었어요.

[웃음]

코트니: 언제 꺾을지 확실히 알았으니까요. 같은 실수를 두 번 할 순 없죠. 또 처음 만났을 때 로이스가 남는 스마트폰까지 줬었어요.

[코트니 웃음]

로이스: 휴대폰 바꾼 지 얼마 안 돼서 아직 옛날 걸 버리지 않았었어요.

코트니: 그래서 스마트폰을 챙겨서 보냈죠. 어둡고 적막한 고속도로를 달리는데 차 뒤쪽에서 ‘아작‘하는 소리가 들렸어요. 차 뒤쪽이 갑자기 주저앉더라고요. 차 뒤편이 왔다갔다하더니 곧 차가 빙글빙글 돌기 시작했어요. 고속도로에서 몇 번을 돌더니 가장자리 콘크리트벽에 충돌했어요. 그 후로 배수로에 꽂힐 때까지 몇 번을 더 돌았죠. 끔찍한 일이었지만 제 목숨엔 전혀 이상이 없었어요. 하지만 로이스가 얼마 전에 준 스마트폰은 튕겨나가 버렸어요.

코트니: 도무지 찾을 수가 없었죠. 다른 전화기는 없었어요. 고속도로에 차도 거의 없었죠. 피가 나고 온몸이 유리조각투성이였어요. 그렇지만 차에서 탈출해야 했죠. 운전석 쪽으로는 나올 수가 없어서 조수석 쪽을 기어올라서 탈출했어요. 전 드레스를 입고 있었고 또 단화를 신고 있었는데 날아갔더라고요. 타이즈도 갈기갈기 찢어졌고요. 옷에는 온통 유리가 박혀 있었어요. 그땐 어디를 다쳤는지도 몰랐는데 어쨌든 여러 군데 피가 났어요. 저는 바로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어요. ‘도움을 요청해야 하는데 전화가 없네.’ 비상등을 켰지만, 도로에서는 좀 떨어져 있었어요. 저는 한참 동안 길가에 섰다가 손을 흔들며 차를 멈추려 했어요.

코트니: 대부분은 그냥 지나가 버렸죠. [웃음] 너무 늦은 시간이었고 날도 깜깜해서 든 생각이 ‘이 차들 중 하나 못 세우면 밤새 여기 있겠어. 피도 꽤 흘렸는데... [웃음]

코트니: 로이스도 내 사정을 전혀 모르고.’ 였어요. 그래서 전조등이 보이기 시작하면 고속도로 한복판으로 걸어가서 팔을 흔들고 높이 뛰면서 운전자가 헤드라이트로 절 보기 쉽도록 했어요. 차가 서지 않으면 절뚝거리면서 길가로 돌아갔죠. 끔찍했었어요. [실망과 불평에 찬 목소리로] 중서부 사람들은 친절하다면서요! 다행히 한 친절한 트레일러 기사님이 제 차도 보셨는진 모르겠지만 저를 보시고는 고속도로 가까운 출구 빈 공간에 차를 세우고 제 쪽으로 와서 말을 걸어 주셨어요. 그분이 처음 한 말은 “구급차 오고 있어요.” 였어요. 저는 [조심스럽게] “구급차는 엄청 급하진 않아요. 물론 사고 신고도 중요하지만 전화 한 번만 빌려도 될까요?

코트니: 그이를 만나러 가는 길이었는데...“라고 했어요. 그분은 “네 물론 빌려 드릴게요. 일단 앉으세요.” 라고 하셨어요. [웃음] 진심으로 측은해하는 표정으로 “움직이면 안 돼요.“라고 하셨어요. 저는 맨발에 찢어진 타이즈 차림으로 “아뇨 저 괜찮아요!” 했죠. 구급차와 경찰차를 기다리는 동안 저는 빌린 휴대폰으로 전화를 했어요. 로이스는 당연히 엄청 놀랐었죠.

로이스: 11시에 전화가 와서 받았어요. 들리는 건 사이렌 소리뿐이었죠. 얼마간 그 소리를 듣고 있었어요. 목소리가 들려오지 않아서 말을 못 했어요. 아마 처음엔 코트니가 전화를 끊었을 거예요. 제가 여러 번 걸어도 답이 없었어요. 서로 걸려고 해서 통화가 안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해서 조금 기다렸어요. 연결이 되더니 사이렌이랑 코트니 목소리가 들렸어요. 제 집에서 한 시간 거리에서 큰 교통사고를 당했다고 했어요.

코트니: “난 괜찮으니까 걱정하지 마. 차는 박살났지만.“이란 말도 했을 거예요. 그때쯤 구급차와 경찰차가 도착해서 사정을 듣기 시작했어요. 저는 아직 맨발로 돌아다니고 있었죠. ‘제 신발 보신 분 있나요?’ 해야 할 처지였죠. [웃음] 경찰관들도 엄청 심각한 표정으로 “일단 앉으시고 구급차에 타세요. 옷에 유리조각이 이렇게 많은데다 맨발인데 돌아다니면 위험해요.“라고 하셨고요. 제가 피가 흐르는 상처를 보고 한 말은 “유리조각 정도는 괜찮아요.

코트니: 이미 난 상처에 비하면 별거 아니에요.“였어요. 그분들은 심각한 표정으로 “큰 충격이었을 거예요. 머리도 다쳤을 거고 정신적 충격도 컸을 거예요.” 라며 여전히 만류했죠. 그분들은 구급차에 앉은 절 옷부터 깔끔하게 정리해 주셨어요. 전 무릎에 깊이 찔린 상처가 있었고 엄지손가락 뿌리 부분을 베였어요. 더 깊게 베였으면 엄지를 잃었을 수도 있었죠. 피는 주로 그 두 곳에서 났어요. 저를 구급차로 데려가려 했지만 안 타겠다고 했어요. 미국은 구급차 타면 비싸니까요. 하지만 경찰관들은 제가 경찰서나 병원에 안 가면 아무 데도 못 가게 하려 했어요. 저는 둘 다 가기 싫었고요. 다행히 그 때 친절한 견인차 기사님이 사고 난 차를 견인하러 오셨어요. 제 얘기를 옆에서 들으셨죠. “앉아서 기다릴 만한 곳이면 편의점이든 어디든 괜찮으니 데려다 주세요. 로이스가 데리러 올 거예요.”

코트니: 그때 기사님이 “견인보관소 옆에 스피디스 편의점 있어요. 별 수고 아니니 제가 데려다 드릴게요.“하셨죠. 경찰관들은 범칙금 통지서를 막 끊어 주고는 마지못해 절 보내 줬어요. 그 서류는 나중에 전부 무효가 됐죠. 졸음운전, 난폭운전으로 적혀 있더라고요. 제 차에 받힌 콘크리트벽 배상 때문이었어요. 경찰관들은 제가 법정에 서서 얼마를 물어낼지 판결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던 거죠. 그 이야기가 또 재미있는데 좀 있다 들려 드리려 하고요. 견인차 기사님 얘기로 돌아올게요. 그분은 아주 친절하고 유머가 넘치셨어요. 랩으로 음식 포장하듯이 견인 전에 먼저 차 파편을 포장해서 수습했어요. 그분은 이렇게 말했어요.

코트니: [안도한 목소리로] “제 차에 타실 수 있어서 정말 다행입니다. 저 정도 망가진 차를 많이 견인하는데 운전자가 제발로 걸어나온 적은 한번도 없었어요. 오늘 수호천사가 조수석에 앉아 있었나 봅니다. 살아 계셔서 정말 감사해요.” 무척 친절한 말이었어요.

코트니: [웃으면서] 그래서 스피디스 편의점으로 갔어요. 미주리 주 세인트조셉에 있었죠. 견인차 기사님 의견은 “제가 들어가서 상황 설명하는 동안 기다리시는 게 어때요? 지금 몰골이 말이 아니세요.“였어요. 저는 “그게 좋겠어요” 했죠. 기사님은 먼저 들어가서는 “따라 들어오실 분은 교통사고를 당하셨는데 여기서 데리러 올 사람을 좀 기다려고 해요.“라고 설명해 주셨어요.

코트니: 제가 들어갔더니 매장 직원도 세상에서 가장 안쓰러워하는 표정을 지으시더라고요. “뭔가 필요한 거 있으세요?” 하면서요. 저는 “커피 한 잔이요.“하고 솔직하게 말했죠. 그분은 매장 가장자리에 테이블과 의자를 가리키면서 “앉으세요. 가져다 드릴게요.“하고 말했어요. 마음씨 좋은 분이었어요. 커피를 가져오시면선 “오늘 힘드셨을 텐데 계산 안 하셔도 돼요.“라고 하셨어요.

코트니: 그 전에 전화를 또 한 번 빌려서 로이스한테 정확히 어딘지 알려 줬어요. 중간에 편의점 화장실도 한 번 갔었어요. 거기서 유리조각 때문에 몸이 온통 반짝거리는 걸 봤어요. 옷도 다 찢어졌으니 처참한 몰골이었죠. 로이스가 문으로 들어왔을 때 세상에서 가장 걱정스런 얼굴이 세상에서 가장 큰 안도감이 담긴 얼굴로 변하는 걸 보았어요. [웃음]

코트니: 로이스의 다정함을 듬뿍 느낄 수 있었죠. 아직 걱정하는 마음이 많이 남아 있었지만 절 보기 전엔 완전 새파란 얼굴이었지만 그게 눈 녹듯 사라지는 걸 봤어요. 그 눈빛 변화는 절대 잊지 못할 거예요. 로이스는 제일 먼저 저를 꼭 안아 줬어요. 처음엔 아무 말 없이 그렇게 절 안고 있었어요. [감동한 목소리로] 그러다가 제 머리카락에 있던 유리조각들을 골라내 주었어요. 그보다 더 다정할 순 없었죠.

[웃음]

로이스: 조금 위험해 보일 만큼 큰 조각도 있었거든요.

코트니: 그리고 저를 태우고 집으로 갔죠.

로이스: 중간에 CVS 가게에서 붕대도 샀어요.

코트니: 아냐 거기 닫았었어. 시간이 너무 늦어서 로이스는 개점 시간을 찾아본 후에 그 시간에 맞춰 알람을 설정해 뒀어요. 열자마자 붕대 사 올 수 있도록요. 절 깨우지 않고 조심스레 사 왔어요. 가서 붕대랑 거즈, 그리고...

코트니: 제가 좋아하는 시리얼도 샀더라고요! 예전에 별생각 없이 좋아하는 시리얼이 허니 번치스 오브 오트 앤 아몬드라고 했었는데 그걸 기억했다곤 생각도 못 했어요.

[웃음]

코트니: 로이스가 구급용품이랑 시리얼 사 들고 들어올 때 제가 깼어요. 그 모습에 감동했었죠. ‘기쁠 때나 슬플 때나 검은 머리 파뿌리 되도록’ 함께하겠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아플 때 그렇게 세심하게 절 생각해 주는 남자는 처음이었어요. 상처가 꽤 많고 심했는데도 하나씩 다 소독하고 붕대를 감아 줬어요.

로이스: 전 보통은 피를 봐도 괜찮지만 머리가 아찔해진 적이 몇 번 있었어요. 코트니 무릎에는 구멍이 뚫려 있었어요. 검붉은 색이었는데, 바닥이 안 보였어요. 상처가 얼마나 깊은지 보이지가 않았어요. 그걸 보니까 잠깐 머리가 멍해서 잠시 딴 데 있어야 했어요.

코트니: 깊고 심각한 상처였어요.

[웃음]

코트니: 그래도 잠시 바람 쐰 뒤에 붕대를 계속 감아 줬어요. 다정다감한 모습이었죠. 또 로이스가 특별했던 건 제 친구들과 연락하며 소식을 자세히 전해 주었던 거예요. 북쪽에 있는 제 친구들에게 메시지도 보내고 전화도 많이 했죠. 자초지종과 제 안부를 세세하게 전해 주었어요.

코트니: 로이스가 붕대 감아 주고 시리얼 챙겨 준 걸 친구들에게 얘기했더니 친구들도 저랑 같은 말을 했어요. “이 사람이야!” “그 사람 꼭 잡아야 돼!” 연인만큼 가깝고 소중한 친구들이 있을 때 친구들의 소중한 찬성 의견은 제 마음에 확신을 더해 줬어요. 그 주말에 우리는 같이 살자고 약속했어요. 그때 했던 농담이 “이제 차도 없잖아.

코트니: 그리고 자기 운전하면서 또 힘든 일 겪게 하고 싶지 않아“였어요. 또 우리는 많은 시간을 함께했기 때문에 잘 될 거란 걸 알았어요. 먼저 제가 사우스다코타로 돌아갈 방편을 찾아야 했었는데 다행히 엄마가 남쪽으로 와 주셨어요 또 제 이사 계획도 엄청 빨리 진행했죠. 한 주나 두 주 정도 안에? 아주 빨리 이사했어요. “내가 여기 내려와서 살게.” 했어요.

[웃음]

코트니: 엄마가 절 데려가려고 도착하기 전에 세인트조셉에 사고 난 차를 보러 갔어요. 챙길 물건이 몇 가지 있었거든요. 일부는 트렁크에 있었고 뒷좌석에도 뭔가 있는지 확인하려 했어요. 주말을 같이 보내려고 가져간 옷들이 잔뜩 흩어져 있었어요. 견인보관소 방문은 재밌었어요. 차를 찾았는데 창틀은 거의 다 뻥 뚫렸고 와이퍼가 앞유리를 뚫고 박혀 있었어요.

코트니: 유일하게 멀쩡했던 창문엔 ‘운전자가 제발로 걸어나왔어요!‘가 쓰여 있었고요. 그 때 저는 사우스다코타 주 수 폴스를 떠날 생각을 하니 감정이 북받쳤어요. 좋은 기억과 함께한 곳은 아니었어요. 거기서 예전에 학대를 많이 당했거든요. 거길 떠날 생각을 하니 벌써 마음이 좀 가벼워졌었어요. ‘사우스다코타도, 옛 삶도, 이제 안녕이구나.’

코트니: 하고 생각했어요. 동시에 치명적일 수도 있었던 교통사고 장소도 떠나는 거니까, 중요한 순간이었어요. 전 엄마랑 콘크리트벽 옆에 멈춰서 박살난 콘트리트벽도 감상했어요. 한낮에 보니 감흥이 새로웠어요. 완전 쪼개졌더라고요.

로이스: 그 후에 우리 지인이 그 길을 지나가면 그 콘크리트벽을 감상하는 전통이 생겼어요. 코트니에게 물어내게 하려고 했지만 그거 아직 거기 있지, 그치?

코트니: 그대로 있어! 몇 달 전에 친구가 봤댔거든. 7년 반이 지났는데 그때 그 위치에 그대로 쪼개져 있어요. 나만의 콘크리트벽인 거죠!

[웃음]

코트니: 할 일을 많이 계획해 뒀으니 일어서서 집으로 돌아갔어요. 일을 그만두고 거기서 새 일자리도 찾아야 했어요. 다른 일도 했지만 저는 댄스강사이기도 했어요. 등록 성수기가 곧 시작될 예정이었고요. 성수기 전에 강사 자리 못 찾으면 1년을 기다려야 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바로 강사 지원하기 시작했죠.

로이스: 그게 이사를 빨리 한 이유 중 하나였어요. 서두르지 않으면 거의 1년을 기다려야 했어요. 성수기는 기다려 주지 않으니까요.

코트니: 그래서 그랬던 게 커요. [낄낄거리면서] 차도 새로 사야 했어요. 박살이 났으니까요. 집도 팔아야 했어요. 그때 살던 집은 트레일러 주택이었어요. 한번은 폭풍이 지나간 후에 갈라진 집을 테이프로 이어붙어야 했어요. 엄청 고생했죠.

코트니: 불과 몇 주만에 수많은 일을 해야 했지만 결국 다 완료했어요. 힘들었지만 그 많을 걸 다 끝낸 거예요. 가구 같이 큰 물건을 어떻게 옮길지 알아봤고 실행에 옮겼어요. 이삿짐 쌀 때는 로이스가 와서 도와줬어요. 중고차도 그 하루이틀 전에 새로 샀고요.

코트니: 로이스랑 같은 차에 타니 기분이 정말 새로웠어요. 그밖에도 이것저것 하면서 새 삶을 준비했어요. 댄스학원 동료 강사 집에 들러서 저한테 없었던 옛날 춤 영상을 복사했어요. 이사할 곳에서도 갖고 있다가 써야 했거든요. 제가 차 밖에 있는 동안 로이스는 차 이곳저곳을 열어 봤어요.

로이스: 심심해서 앞자리 중간 수납공간을 열어 봤어요.

코트니: 중고차를 막 사서 몰랐었는데 거기엔 맨 밑에 뭔가가 있었어요. 포춘쿠키에서 나온 쪽지였어요. ‘남쪽으로 가면 큰 행운이 있어요.’라고 돼 있었죠. [감격에 차서] 정말 엄청난 순간이었어요. 그건 모든 게 다 잘 되고 있다는 증표였어요. 그 쪽지 아직도 갖고 있어요.

[웃음]

코트니: 교통사고가 난 그 주에 로이스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하게 된 계기가 하나 더 있어요. 차 사고로 만신창이가 된 것에 대해 제가 별거 아니라고 한 태도가 니모나라는 웹툰에 나오는 등장인물이랑 똑같다고 로이스가 그랬어요. 전 그 만화를 읽어 본 적이 없었어요. 하지만 로이스는 계속 똑같다고 했죠.

로이스: 전 친구 추천으로 니모나를 막 다 읽었는데 몇 장면이 비슷했어요. 찔려서 상처가 나고도 훌훌 털어 버리는 장면이 코트니를 연상시켰어요.

코트니: [농담조로] 살짝 찔린 것뿐이었어! 로이스는 니모나를 같이 읽자고 했어요. 저는 같이 책 읽는 걸 좋아하는 애인을 사귀는 게 꿈이었죠. 담요 아래에 편하게 자리를 잡고 태블릿으로 그 웹툰을 봤어요. 돌아가면서 대사를 낭독했어요. 웹툰이니까 여러 등장인물이 있어서 한 명씩 역할을 맡은 다음 연기했어요.

코트니: 그렇게 서로에게 읽어 주는 건 아주 특별한 경험이었어요. 소설이든 일본 만화든 웹툰이든 요즘도 서로 읽어 줘요. 자기 웹툰 얘기 해준 게 내가 농산물 직거래 시장 가자고 조른 후일 거야. 그 주의 원래 계획은 직거래 시장 가는 거였어요. 로이스는 제가 다쳤으니 안 가는 게 좋겠다고 했죠.

[웃음]

코트니: 하지만 제가 “아냐 무조건 갈 수 있어!” 했어요. 로이스는 “지금 찔린 상처도 있고

[웃음]

코트니: 멍도 들었고 온몸이 긁힌 상처야.” 라고 만류했어요. 제 대답은 “괜찮아 괜찮아. 시장 가면 재밌을 거야.” 였죠. 우리는 운이 기막히게 좋았어요. 우연도 우리 편이었던 거예요. 우리 이야기는 재현하는 게 불가능할 거예요. 그래서 “무성애자 연인은 어디서 찾나요?” 라는 질문엔 만족스런 답을 알지 못해요. [웃음]

로이스: 차를 벽에 박고 시선집중의 대상이 되면 돼요. 물론 다른 일들도 많을 거고요.

코트니: [웃으며] 콘크리트벽을 쪼개 버리고 그 다음 웹툰을 소리내서 읽으면 됩니다! 결국 중요한 건 자기를 솔직히 드러내는 거예요. 내가 누구인지, 찾고 있는 게 무엇인지. 로이스가 무성애자라고 써 두지 않았으면 전 아마 연락도 하지 않았을 거예요. 그땐 연애 대상을 찾는다고 생각하지도 않았어요. 그냥 다른 무성애자가 곁에 있으면 좋겠단 거였어요. 유성애자들과의 만남은 좋게 끝나지 않았거든요.

코트니: 무성애자와 유성애자가 예쁘고 건강한 사랑을 하는 경우도 많으니까 두 부류가 안 맞는단 뜻은 아니에요. 하지만 연애를 원하고, 또 상대방도 무성애자였으면 좋겠다는 무성애자들이 많잖아요. 온라인도 좋은 방법이에요. 또 탐색 반경을 좀 넓혀 보아도 좋아요. 우리도 잠깐이긴 했지만 장거리 연애를 했으니까요. 물론 사는 곳에 따라 사정이 다를 거예요.

코트니: 큰 도시에 사는지 작은 마을에 사는지에 따라서요. 하지만 밖으로 시선을 돌려서 장거리도 괜찮다고 하면 가능성이 더 높아질 거예요. 자신에게 맞는 사이트를 사용해 보세요. 이젠 OK큐피드에서도 무성애자라고 표시할 수 있어요. 데미섹슈얼도 있고요. 에이스플럭스랑 다른 몇 가지도 있어요. 잠깐 본 거라 목록을 다 알진 못해요. 하지만, 무성애 친화적 사이트가 늘어나고 있어요. 제가 아는 사이트 중 asexuals.net이 있는데 무조건 추천하려는 건 아니지만 무성애 스펙트럼인 사람들만을 위한 사이트예요. 이렇게 과거보단 여건이 나아졌어요. 여전히 공원 산책하는 것만큼 쉽진 않을 거지만요.

코트니: 혼자 빗속에 공원 산책하는 느낌일 수도 있겠죠. 어쨌든 옛날보다는 나아졌고 아마 계속 나아질 거예요. 지금 소개팅 사이트에는 무성애자라고 표시해 둘 수 있어요. 젠더도 여럿 중에 선택하면 되고요. 무성애 속 다양한 범주도 표시할 수 있어요. 우리가 만났을 때와 지금의 제 정체성은 다르고 여러분도 그럴 거예요.

코트니: 저는 프로필에 무성애자라고 언급도 하지 않았어요. 무성애자만 이용하는 사이트가 아니어서 그것 때문에 공격받는 걸 원하지 않았거든요. 우리는 무성애 신들의 가호로 서로를 만난 거예요! 포춘쿠키 쪽지에도 우리의 운명이 쓰여 있었고요.

[침묵 후 코트니 웃음]

코트니: 방금 로이스 눈빛을 여러분도 봤어야 하는데요. 로이스의 그 눈빛은 제가 너무 웃었으니 이제 마무리할 시간이라는 눈빛이에요. 어쨌든 우리 사랑 이야기 즐겁게 들으셨길 바라요. 다음 번에 만나요!